대법원 2024. 3. 28. 선고 2021후10343 판결
1) 사실관계
이 사건 특허발명의 명세서에는 미라베그론 α형 결정과 관련하여, '본 발명의 α형 결정은 흡습성을 나타내지 않고 안정하기 때문에 의약품으로서 사용할 수 있으며, 의약품으로서 유용하다', '미라베그론 2염산염은 상대습도 약 80%부터 급격한 중량의 증가를 나타냈고, 상대습도 90%에서는 약 14%의 수분을 유지하여 강한 흡습성을 나타낸 반면, 미라베그론 α형 결정은 상대습도 5% 내지 95%의 전체 범위에서 수분 유지량이 0.2% 이하여서 흡습성을 나타내지 않았고, 미라베그론 β형 결정은 상대습도 20%부터 중량의 증가가 확인되고, 상대습도 95%까지 약 3%의 수분을 유지하여 약한 흡습성을 나타냈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원심판결 기재 선행발명 1의 청구범위 제6항, [표 3]에는 미라베그론이 개시되어 있고, 실시례 41에는 미라베그론 2염산염의 제조방법이 개시되어 있다.
2)판단법리
의약화합물의 제제설계(製劑設計)를 위하여 그 화합물이 다양한 결정 형태 즉 결정다형(polymorph)을 가지는지 등을 검토하는 다형체 스크리닝(polymorph screening)은 통상 행해지는 일이다. 의약화합물 분야에서 선행발명에 공지된 화합물과 화학구조는 동일하지만 결정 형태가 다른 특정한 결정형의 화합물을 청구범위로 하는 이른바 결정형 발명의 진보성을 판단할 때에는 이러한 특수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결정형 발명의 구성의 곤란성이 부정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형체 스크리닝이 통상 행해지는 실험이라는 것과 이를 통해 결정형 발명의 특정한 결정형에 쉽게 도달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한편 결정형 발명과 같이 의약화합물분야에 속하는 발명은 구성만으로 효과의 예측이 쉽지 않으므로 구성의 곤란성을 판단할 때 발명의 효과를 참작할 필요가 있고, 발명의 효과가 선행발명에 비하여 현저하다면 구성의 곤란성을 추론하는 유력한 자료가 될 수 있다.
결정형 발명의 구성의 곤란성을 판단할 때에는, 결정형 발명의 기술적 의의와 특유한 효과, 그 발명에서 청구한 특정한 결정형의 구조와 제조방법, 선행발명의 내용과 특징, 통상의 기술자의 기술수준과 출원 당시의 통상적인 다형체 스크리닝 방식 등을 기록에 나타난 자료에 기초하여 파악한 다음, 선행발명 화합물의 결정다형성이 알려졌거나 예상되었는지, 결정형 발명에서 청구하는 특정한 결정형에 이를 수 있다는 가르침이나 암시, 동기 등이 선행발명이나 선행기술문헌에 나타나 있는지, 결정형 발명의 특정한 결정형이 선행발명 화합물에 대한 통상적인 다형체 스크리닝을 통해 검토될 수 있는 결정다형의 범위에 포함되는지, 그 특정한 결정형이 예측할 수 없는 유리한 효과를 가지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통상의 기술자가 선행발명으로부터 결정형 발명의 구성을 쉽게 도출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결정형 발명의 효과가 선행발명 화합물의 효과와 질적으로 다르거나 양적으로 현저한 차이가 있는 경우에는 진보성이 부정되지 않는다. 결정형 발명의 효과의 현저성은 그 발명의 명세서에 기재되어 통상의 기술자가 인식하거나 추론할 수 있는 효과를 중심으로 판단하여야 하는데, 진보성이 부정됨을 무효사유로 한 특허무효심판 및 그에 따른 심결취소소송에서 위와 같은 무효사유에 관한 증명책임은 무효라고 주장하는 당사자에게 있지만, 결정형 발명의 효과가 의심스러울 때에는 특허권자도 출원일 이후에 추가적인 실험 자료를 제출하는 등의 방법으로 그 효과를 구체적으로 주장 · 증명할 필요가 있다. 이때 추가적인 실험 자료 등은 그 발명의 명세서 기재 내용의 범위를 넘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2022. 3. 31. 선고 2018후10923 판결 참조).
3) 구체적 판단
선행발명 1의 명세서에는 미라베그론이 포함된 화학식 I의 화합물이 유리체, 염, 수화물, 용매화물 또는 다형성 결정(polymorphic crystals) 등으로 단리 · 정제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고, 선행발명 1이 화학식 I에 의해 나타나는 화합물, 그 화합물의 염 · 수화물 · 기하 및 광학 이성질체 · 다형성 물질을 포함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어 미라베그론의 결정다형성이 암시되어 있다.
미라베그론 α형 결정과 미라베그론 2염산염의 흡습성을 비교한 위 실험결과와 출원일 이후에 제출된 추가 실험 자료에 따르면, 미라베그론 α형 결정은 온도 25°C, 상대습도 5% 내지 95%에서 흡습성을 나타내지 않은 반면 미라베그론 2염산염은 상대습도 약 80%부터 급격한 중량의 증가를 나타내기 시작하는데, 온도 25°C, 상대습도 80%에서 24시간 보관한 후 중량 변화치를 측정한 결과 미라베그론 α형 결정의 중량 변화치는 -0.03%이고 미라베그론 2염산염의 중량 변화치는 0.7%로서 그 차이가 현저하다고 할 수 없고, 상대습도 약 80% 미만에서는 미라베그론 α형 결정과 미라베그론 2염산염 사이에 별다른 흡습성의 차이가 나타나지 않아, 결국 상대습도가 약 80%를 초과하는 가혹조건인 경우에만 흡습성에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이처럼 상대습도가 약 80% 이하인 경우에는 미라베그론 α형 결정과 미라베그론 2염산염 사이에 별다른 흡습성의 차이가 나타나지 않거나 그 차이가 현저하지 않은 이상, 미라베그론 α형 결정이 미라베그론 2염산염에 비하여 의약품의 제조 원료나 의약품으로서 유리한 흡습성을 가진다고 단정할 수 없다. 설령 미라베그론 α형 결정과 미라베그론 2염산염 사이에 흡습성과 관련된 양적으로 현저한 효과의 차이가 있다고 보더라도, 미라베그론 α형 결정과 미라베그론 2염산염은 염 형성 여부에 차이가 있어 그와 같은 효과의 차이가 염 형성 여부의 차이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결정다형성의 차이로 인한 것인지를 구별해 낼 수 없으므로, 결국 미라베그론 2염산염과의 비교실험결과에만 근거하여 미라베그론 α형 결정이 선행발명 1에 개시된 화합물에 비하여 양적으로 현저한 효과의 차이를 가진다고 볼 수 없다.
결국 이 사건 제3항 발명은 통상의 기술자가 선행발명 1에 의하여 쉽게 발명할 수 있어 진보성이 부정된다.
4) 시사점
이번 대법원 판결은 대법원 2022. 3. 31. 선고 2018후10923판결을 통해 결정형 발명의 특허성 판단기준을 설시한 이후, 그 판단기준을 구체적으로 적용한 점에서 의의가 있음.
https://casenote.kr/%EB%8C%80%EB%B2%95%EC%9B%90/2021%ED%9B%8410343 (https://casenote.kr/%EB%8C%80%EB%B2%95%EC%9B%90/2021%ED%9B%8410343)
